얼마 전 중화동 제일시장 골목으로 이사했다. 적당히 짐을 정리하고 나서 주변 탐색을 해보니, 반경 1.5km 이내에 곱창집이 7~8 곳이나 된다. 범위를 더 넓히면 당연지사 더 많은 곱창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거리 내에서 곱창집을 검색해보니 4~5 곳 정도는 추운 겨울에도 슬리퍼 신고 나가 맛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 곱창집들 중 첫 번째 방문으로 "넝쿨곱창"을 방문한다.
집 정리를 하다 보니 늦은 시간에 집에서 출발해서 나왔지만 시장통이면서도 이면 도로 치고는 꽤나 넓은 도로로 연결되어 있어 음식점이 이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다.
테이블 5개 정도의 작은 식당인데 우리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들로 안쪽 3개의 테이블은 이미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사람들 사이에 끼지 않고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문 앞자리뿐이다. 자연스럽게 우리 자리는 문 앞이다. 찬 기운이 슬며시 불어 등어리를 차갑게 식히지만 곱창전골을 주문하고는 뜨끈한 전골 생각으로 추위를 털어낸다. 사실, 점포 안으로 들어서기 전까지는 구이나 야채 곱창(볶음)을 주문할 생각이었으나 주변을 둘러보니 전골이 두 팀 오돌뼈 볶음이 한 팀이다. "이 집은 전골이 맛있는 집인가?!"하고 전골을 주문한 것이다.
주문한 곱창전골 2인분이다. 얼큰해 보이는 국물에 쑥갓을 올려 나왔다. 이미 익혀져 나왔기에 국물이 끓어 오르면 먹을 수 있다.
잠깐사이 끓어 오른 전골에서 야채 조금과 만두 그리고 곱창 한두 점을 앞접시에 조금씩 덜어 낸다. 개운하고 얼큰할 것으로 생각한 국물은 되직한 것이 사골과 같은 뼈육수를 넣은 것 같다. 입에 넣으니 사골 국물 같은 묵직함 느껴진다. 필자는 한끼 식사를 하는 것 같아 좋은데 안지기는 이 묵직하고 끈적한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곱창만 건져내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돌뼈를 먹고 있던 테이블은 2명의 여성이었다. 여성에게는 이런 묵직한 맛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좋은데... 안지기의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기 위해서 매콤한 오돌뼈 1인분에 볶음밥을 주문했다.
오돌뼈 사진은 온데간데없고 볶음밥 사진만 남아있다. 아마도 먹기 바빠서 찍지 않은 것이겠지? 블로그를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진보다는 맛보는 게 먼저다. 김가루가 고루 뿌려져 있는 볶음밥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주변에 사는 남자녀석들과 술 먹을 일이 있다면 여기로 불러올 생각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식사도 되고 조용히 전골에 소주 한잔하기 좋다.
위치 : 중화동 넝쿨곱창 / 서울 중랑구 중랑역로 119
- 구매 후 작성한 리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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