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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TASTY

쌀쌀해질 수록 생각나는 따뜻함 죽과 칼국수 / 목천집

by 회색뿔 2018. 10. 27.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칼국수 / 죽 전문점 목천집 (구)앵콜칼국수]   

겨울이 다가오는 요즘 이상하게 죽이 먹고 싶다. 어릴 시절 추억으로 겨울이 되면 어머니는 팥죽을 쑤어 집안 곳곳에 두고 제를 지내고는 어린 시절의 내게 내어주고는 하시었다.

팥죽이 가끔 입에 당기는 것을 보면 내가 점점 나이를 먹어 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된다.

이렇게 동짓날에 만든 팥죽을 '동지죽' 또는 '동지팥죽'이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 이 팥죽을 좋아하지 않아 항상 남기곤 하였고 그럴 때 마다 어머니가 아깝다고 내 것까지 드시고는 하시었는데, 문득 날씨가 추워지니 팥죽 생각이 간절하여 굳이 시간을 내어 '목천집, (구)앵콜칼국수'를 방문했다.

지난번 '예술의전당' 길 건너편 골목안에 위치하고 있어 큰길에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 번 '웃는남자' 관람 후 식당으로 이동 중에 보았으나, 식사 약속의 성격이 맞지 않아 발을 돌렸던 기억이 있다. 수년 전에 방문해서 팥 칼국수를 먹기도 했었는데, 이 날은 국수 없이 팥죽만 먹기로 결심하고 방문한 터라 주문에 주저함이 없이 바로 "동지죽 2개요!"라고 말할 수 있다.

동지죽 10,000원

동지죽, 함께 내어주는 설탕은 기호에 맞게 적당 량 뿌려 함께 먹으면 된다. 사진이 이래서 양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먹는 양이 상당한 필자가 먹어도 배가 든든한 정도로 충분히 내어준다. 함께한 여자친구는 양이 많아 반 정도 먹고 포장해서 가져왔다. 만약 먹다가 양이 많아 남을 것 같다면 포장을 부탁하면 된다.

함께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백김치, 김치, 미역무침을 내어준다. 미역무침은 항아리 단지 안에 항상 있으니 필요한 양을 접시에 내어 먹으면 된다.

차림표 붓글씨로 써 놓았는데, 왠지 정통 한정식 집에 온 느낌이 들어 좋다. 식사 메뉴 뿐만 아니라 간단하게 반주를 할 수 있는 메뉴도 있어서 간단하게 막걸리 한잔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일 옆 테이블의 해물파전 냄새가 우리 테이블로 넘어왔는데, 냄새 한번에 파전과 막거리가 간절해 지긴 처음이다.

날씨가 점점 더 겨울이 되어감에 따라 맛있는 죽이 먹고 싶을 때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